만송동 국어과외







만송동 국어과외에서 시작한 오답 추적
신영통현대타운1단지와 반달마을이 이어지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만송동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의 문법 오답을 정답보다 거꾸로 살펴보았다. 예문 세트의 답안에는 다음과 같이 표시되어 있었다.
① 바람이 창문을 열었다. ― 능동 표현
② 창문이 바람에 열렸다. ― 피동 표현
③ 동생이 실수로 컵을 깨뜨렸다. ― 능동 표현
④ 컵이 바닥에 깨졌다. ― 능동 표현
학생은 ①~③에는 동그라미를 쳤지만 ④에는 엑스 표시를 했다. “주어가 컵이니까 피동 같지만, ‘깨졌다’는 ‘되다’가 없어서 능동”이라고 메모했다. 완성된 답만 보면 ④를 잘못 분류한 것이 가장 큰 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답안의 판단 과정을 거꾸로 읽자, 오류는 그보다 앞에서 이미 생겨 있었다.
답안의 갈라진 지점
학생은 먼저 ‘피동 표현은 주어가 다른 대상의 행동을 받으며, 보통 -이-, -히-, -리-, -기-가 붙거나 ‘되다’를 쓴다’고 적었다. 이어 ②의 ‘열렸다’를 보고는 ‘창문이 바람에 의해 열림’이라고 바르게 설명했다. 그런데 ④를 판단할 때에는 ‘피동 표지가 있는가’만 확인하고, 문장에서 누가 행동을 일으켰는지는 묻지 않았다.
이때 학생이 예외처럼 외워 둔 “-지다로 끝나면 피동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최초의 잘못된 기준이었다. ‘깨지다’가 언제나 능동이라는 규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형태 하나를 모든 문장에 적용하면서, ④의 주어와 사건 관계를 확인하는 단계가 빠진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오답인 ④보다 먼저 고쳐야 할 지점은 예외적 형태를 일반 규칙처럼 사용한 판단이었다.
필요한 질문 하나만 되돌리기
수업에서는 ①~③의 밑줄과 답은 그대로 두고, ④ 옆에만 다음 질문을 적었다.
- 컵이 스스로 깨뜨리는가, 아니면 어떤 원인으로 깨진 상태가 되는가?
- ‘바닥에’는 행동을 하는 주체인가,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가?
- 주어인 ‘컵’이 행동의 주체인지, 변화가 일어난 대상인지 확인했는가?
학생은 “컵은 깨뜨리는 행동을 하지 않고, 충격 때문에 깨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다만 보고 능동이라고 하지 말고, 주어가 행위자인지 사건을 겪는 대상인지 먼저 보겠다”고 ④의 옆 메모를 고쳤다. ‘깨지다’의 형태를 억지로 피동 접미사로 분석하지 않고도, 문장 속 관계를 통해 피동적 의미를 판단한 것이다. 이미 정확했던 ①~③의 표시를 지우거나 예문 전체를 다시 외우게 하지는 않았다.
근거를 가린 새 예문
며칠 뒤에는 같은 표현을 반복하지 않도록 자료의 형식을 바꾸었다. 학생에게 원인과 결과를 연결한 짧은 안내문을 주고, 일부 단어를 가렸다.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된 플라스틱 표지판이 점점 ______. 관리자는 낡은 표지판을 ______.
보기는 ‘휘었다 / 휘게 했다’였다. 학생은 첫 문장의 주어 ‘플라스틱 표지판’에 밑줄을 긋고, “표지판이 스스로 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햇빛의 영향으로 변화한다”고 적어 ‘휘었다’를 골랐다. 둘째 문장에서는 ‘관리자는’에 동그라미를 치며 “관리자가 표지판에 변화를 일으키므로 ‘휘게 했다’는 능동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단순히 어미를 비교하지 않았다. 앞 문장에서는 원인인 햇빛과 변화를 겪는 표지판의 관계를, 뒤 문장에서는 행위자인 관리자의 관계를 확인했다. 지문 제재와 문장 순서를 바꾸었지만, 능동·피동을 가르는 근거는 스스로 찾아냈다.
새 문장에서 확인한 판단
마지막 검증에서는 도움 없이 다음 세 문장을 분류하고 이유를 쓰게 했다.
가. 누나가 접시를 씻었다.
나. 접시가 물에 씻겼다.
다. 오래된 현수막이 비에 젖었다.
학생은 가와 나의 주어에 각각 표시한 뒤, “누나는 씻는 행위의 주체이고 접시는 다른 작용을 받은 대상이므로 가는 능동, 나는 피동”이라고 썼다. 다에 대해서는 “현수막이 스스로 젖게 한 것이 아니며 비에 의해 상태가 변했지만, ‘젖었다’라는 형태만으로 피동 접미사가 붙었다고 단정하지 않겠다. 주어가 변화를 겪는다는 점을 근거로 피동적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온빛중학교와 전주솔내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 국어 문법을 지도할 때 중요한 것은 용어를 많이 외우는 일이 아니다. 만송동국어과외에서도 이 학생처럼 마지막 답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단이 처음 어긋난 순간을 찾아 그 기준만 바로잡아야 한다. 새 예문 앞에서 학생이 형태와 문장 관계를 함께 확인하고 근거를 말할 수 있다면, 능동과 피동을 구별하는 판단이 독립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