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국어과외







유성구 생활권에서 확인한 서술 시점의 경계
엑스포아파트와 관평도서관이 가까운 유성구 생활권에서 국어 과외를 진행하던 중, 한 학생의 문학 문제 풀이가 눈에 띄었다. 유성구과외 수업에서 학생은 다음과 같은 짧은 가상 소설과 보기를 읽었다.
나는 우편함을 열었다. 봉투 겉면에는 ‘오늘은 오지 마’라고 적혀 있었다. 문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잠시 뒤 누나가 현관으로 나와 봉투를 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누나는 편지를 읽고도 아무 말 없이 주머니에 넣었다.
학생은 ‘서술자는 누나가 편지를 읽고 기뻐한 이유까지 알고 있다’는 보기를 골랐다. 지문 옆에는 ‘누나=작가의 생각을 대신하는 인물’, ‘미소=기쁜 내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 표의 왼쪽 칸에는 ‘서술자가 본 사실’, 오른쪽 칸에는 ‘인물의 속마음’이라고 나누어 쓰면서도, 누나의 마음을 오른쪽 칸이 아니라 왼쪽 칸에 기록했다.
틀린 답보다 앞에 있던 한 줄
답이 틀어진 최초의 지점은 누나의 행동을 잘못 해석한 순간이 아니었다. 학생은 지문을 읽기 전에 작가와 서술자를 같은 존재로 처리했다. 그래서 ‘나는’이라는 말이 나오면 작가가 작품 속 모든 정보를 알고 직접 전달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 때문에 ‘미소’라는 관찰 가능한 행동과 ‘기뻐한 이유’라는 확인되지 않은 내면 정보를 구별하지 못했다.
작품 밖에서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을지 추측한 것도 문제였다. 그러나 이 문단에서 서술자가 직접 말한 것은 자신이 발소리의 주인을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누나가 편지를 읽고 미소를 지었다는 장면도 보이지만, 누나가 왜 미소를 지었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서술자의 시점과 서술자가 알 수 있는 정보의 범위는 작가의 실제 생각과 별개로 작품 안에서 확인해야 했다.
장면이 바뀌는 지점만 다시 읽기
학생이 이미 표시한 ‘발소리가 들렸다’와 ‘누나가 미소를 지었다’는 밑줄은 그대로 두었다. 대신 장면을 전환 전후로 나누어 다음처럼 다시 기록했다.
- 전환 전: ‘나는 발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서술자가 모르는 정보가 직접 드러남.
- 전환 후: ‘누나가 봉투를 주머니에 넣었다.’ → 누나의 행동은 보이지만 편지 내용과 감정의 이유는 드러나지 않음.
이제 학생은 ‘미소’를 ‘기쁨의 이유를 안다’로 넓히지 않고, ‘기뻐 보이는 행동을 관찰했다’고 고쳤다. 또한 ‘나는’이 작가 전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사건을 경험하고 말하는 서술자임을 표시했다. 수정한 답안은 “서술자는 자신의 경험과 눈앞의 행동은 알 수 있지만, 누나가 편지를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 해당 보기는 틀리다.”였다. 처음의 밑줄과 장면 순서는 유지하고, 작가와 화자를 동일시한 판단만 바로잡은 것이다.
다른 작품, 다른 정보의 경계
며칠 뒤에는 소재와 조건을 바꾼 독립 문제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친구의 시점이 아니라, 마을 방송을 듣는 ‘나’의 시점으로 구성했다.
방송에서는 오후 다섯 시에 운동회가 시작된다고 했다. 나는 운동장으로 갔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교무실 창문 안에서는 선생님이 누군가와 급히 통화하고 있었다. 나는 통화 내용을 듣지 못한 채 운동장 벤치에 앉았다. 곧 안내 방송이 다시 나왔고, 운동회가 다음 날로 미뤄졌다는 말이 들렸다.
질문은 “서술자가 처음부터 운동회가 연기될 것을 알고 있었는가?”였다. 학생은 이번에는 방송을 들은 시점과 통화 장면을 나누어 표시했다. 처음 방송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당일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뿐이고, 교무실 안의 통화 내용은 듣지 못했으므로 연기 사유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번째 방송이 나온 뒤에는 연기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나’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모든 사건을 아는 인물로 보지 않고, 정보가 들어온 위치와 시점을 근거로 삼은 것이다.
도움 없이 남긴 최종 기록
마지막에는 보기나 표시 방법을 알려 주지 않은 새 자료를 읽혔다. 대전원신흥중학교와 대전과학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의 문학 수업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는 짧은 장면이었다.
현수는 빈 교실에 들어와 책상 위의 젖은 우산을 보았다. 창가에 있던 지민은 고개를 숙인 채 웃고 있었다. 현수는 지민이 누구를 기다렸는지 몰랐지만, 책상 위에 놓인 두 개의 찻잔을 보고 누군가 곧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생은 도움 없이 “서술자는 현수의 관찰과 생각은 알 수 있지만, 지민이 왜 웃었는지와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정할 수 없다. 두 개의 찻잔은 누군가 올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작품 내부 단서이지, 실제로 그 사람이 도착했다는 증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작가가 지민의 마음을 정해 두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작품 밖 정보이므로 판단 근거가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유성구국어과외 수업의 마지막에는 이처럼 장면마다 서술자가 직접 알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하고, 알 수 없는 부분은 내부 근거 이상으로 넓히지 않는지 스스로 검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