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신도시 국어과외







둔산신도시 국어과외에서 다룬 한 장면
둔산신도시의 큰마을과 래미안, 갈마도서관과 월평도서관이 이어지는 생활권에서 희곡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대전문정중학교와 대전외국어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도 자주 만나는 어려움은 고전어를 사전 뜻만으로 해석하는 습관이다. 이번 장면의 중심은 고전어의 문맥적 의미를 작품 안에서 추론하기였다. 둔산신도시국어과외 수업에서 학생은 특히 ‘경계와 예외’가 나타날 때 해석이 달라지는 과정을 확인했다.
‘마땅히’라는 말에 붙은 작은 조건
학생은 다음과 같은 가상 희곡의 대사를 읽고 문장마다 밑줄을 그었다.
도령: 이 마을의 장부는 관아에 바치어야 마땅하오.
서리: 예, 해마다 그렇게 하였나이다.
도령: 허나 홍수가 난 해에는 곡식 한 섬도 남지 않았으니, 그해 장부만은 감추어 두게.
서리: 규례를 어기면 벌을 받사옵니다.
도령: 백성을 살리는 일이 먼저이니, 이번만은 관아에 알리지 말라.
문제는 ‘마땅하오’와 ‘이번만은’의 의미를 묻고, 다음 선택지 중 적절한 해석을 고르는 것이었다.
- ① 장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관아에 바쳐야 한다.
- ② 평소에는 장부를 바치지만 홍수가 난 해에는 예외가 생긴다.
- ③ 도령은 규례 자체를 쓸모없는 것으로 여긴다.
- ④ 서리는 백성을 위해 규례를 바꾸자고 주장한다.
학생은 ‘마땅하오’에 동그라미를 치고 ①을 골랐다. 옆 메모에는 “마땅하다=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서 ‘홍수’에는 밑줄을 그었지만, 그 단어를 앞 문장의 일반적인 규칙과 연결하지 않았다.
해석이 틀어진 최초의 순간
최종적으로 ①을 고른 것보다 먼저 잘못된 판단은 예외 조건을 확인하기 전에 개인이 알고 있던 뜻을 작품 전체의 의미로 확정한 것이었다. 학생은 ‘마땅하오’를 사전에서 익힌 ‘당연히 해야 한다’로만 처리했다. 그러나 희곡 안에서 도령은 먼저 일반 규칙을 인정한 뒤 ‘허나’, ‘홍수가 난 해’, ‘이번만은’이라는 경계 표시를 덧붙인다.
따라서 이 대사에서 ‘마땅하오’는 모든 경우에 변하지 않는 명령이 아니라, 평년의 규례가 적용되는 보통 상황을 가리킨다. 뒤의 예외 장면까지 같은 뜻으로 밀어붙인 것이 첫 번째 오류였다. 작품 밖에서 “규칙은 지켜야 한다”는 자신의 느낌을 가져온 것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앞서 예외를 읽고도 해석의 범위를 조정하지 않은 지점이 핵심이었다.
표시를 지우지 않고 범위만 고치다
교정할 때는 학생이 이미 한 밑줄과 동그라미를 모두 지우지 않았다. ‘마땅하오’에 친 동그라미는 그대로 두고, 그 옆에 ‘평소’라고 적게 했다. ‘허나’, ‘홍수가 난 해’, ‘이번만은’에는 네모를 치고, 두 칸짜리 표를 만들었다.
- 일반적인 경우: 해마다 장부를 관아에 바침. 근거는 “해마다 그렇게 하였나이다.”
- 달라지는 경우: 홍수가 난 해에는 장부를 감춤. 근거는 “허나 홍수가 난 해”와 “이번만은”이다.
그 뒤 학생은 답을 “②”로 바꾸고, “’마땅하오’는 평소 규례를 말하지만, ‘허나’ 뒤에서 홍수라는 조건이 제시되어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고쳐 썼다. 고전어의 기본 뜻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조건이 그 뜻의 적용 범위를 제한한다는 점만 수정한 것이다.
장면의 순서를 바꾼 새 희곡
며칠 뒤에는 다른 장면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예외가 먼저 나오고 일반 규칙이 뒤에 등장했다.
아낙: 오늘은 우물물이 모두 흙탕물이오. 아이들에게 먼저 나누어 주어야 하오.
장정: 본디 물은 집집마다 한 동이씩 나누는 법이오.
아낙: 본디 그러하나, 가뭄 끝의 오늘만은 어린아이와 환자에게 먼저 주어야 마땅하오.
질문은 마지막 대사에서 ‘마땅하오’가 무엇을 뜻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학생은 이번에는 ‘본디’와 ‘오늘만은’을 각각 표시하고, 일반 규칙과 예외 상황을 역순으로 정리했다. 그는 “여기서 ‘마땅하오’는 평소 배분법을 확인하는 말이 아니라, 가뭄 끝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우선 배분이 옳다는 뜻이다”라고 답했다. 단어만 바뀐 문제가 아니라, 예외 단서가 앞뒤 어느 위치에 놓이는지 달라진 장면이었다.
도움 없이 확인한 마지막 읽기
마지막에는 해설이나 선택지 없이 다음 대사를 읽게 했다.
사또: 죄인은 법에 따라 벌을 받아야 옳다.
이방: 다만 그 아이는 불이 난 집에서 사람 셋을 구하고 들어왔사옵니다.
사또: 그러한 사정이 있으니, 이번 판결에서는 매질을 면하게 하라.
학생은 ‘법에 따라’와 ‘다만’, ‘그러한 사정이 있으니’를 스스로 표시했다. 그리고 “’옳다’는 일반적으로 법에 따른 처벌이 정당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을 구한 특별한 사정이 제시되어 이번 판결에서는 예외가 생긴다. 근거는 ‘다만’과 ‘매질을 면하게 하라’이다”라고 설명했다. 고전어를 현대어 한 단어로 고정하지 않고, 작품 안의 일반 상황과 예외의 경계를 찾아 의미를 결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