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곡동 국어과외







한 문장을 바꾸는 순간, 자료의 역할이 드러났다
용곡동의 극동늘푸른아파트와 청수지구가 이어지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국어과외 수업에서, 학생이 먼저 내민 것은 서술형 초안이었다. 자료에는 ‘학교 주변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글, 등굣길 쓰레기통 사진, 일주일간 수거량을 나타낸 막대도표가 함께 제시되어 있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학생은 이 문장을 발표용 표현으로 바꾸며 “학생들은 학교 주변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고 적었다. 초안 옆에는 ‘발표니까 짧게’, ‘사진은 문제 상황’, ‘도표는 수치 확인’이라고 메모했고, 서술형 답안에는 “글은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사진과 도표는 그 필요성을 보여 준다”고 썼다.
표현을 바꾸기 전에 놓친 질문
교사는 두 문장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더 익숙한지를 묻지 않았다. 대신 학생에게 발표를 듣는 사람이 누구이며, 발표의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표시하게 했다. 학생은 자료의 안내문에서 ‘학생회가 학교 구성원에게 실천을 요청하는 발표’라는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그제야 가장 먼저 어긋난 판단이 드러났다. 학생은 문장을 바꿀 때 독자와 목적을 다시 확인하지 않고, 평소 자주 쓰던 ‘~해야 한다’ 표현을 선택했다. 이는 글·사진·도표의 역할을 나누어 읽은 뒤에도, 그 역할을 발표 문장에 어떻게 반영할지 연결하지 못한 지점이었다.
자료의 글은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난 원인과 실천 방법을 설명했다. 사진은 쓰레기가 쌓인 장소를 한눈에 보여 주었고, 도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거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하게 했다. 따라서 사진과 도표를 모두 ‘필요성을 보여 주는 자료’라고만 묶으면 각각의 기능이 사라진다.
이미 한 판단은 살리고, 문장만 다시 배치하기
학생은 처음 쓴 ‘글은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는 판단을 지웠다. 그러나 사진이 문제 상황을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도표가 요일별 수치를 비교하게 한다는 메모는 남겼다. 교사는 자료마다 새 기능을 덧붙이게 하지 않고, 서로 겹치는 설명만 걷어 내게 했다.
- 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을 설명한다.
- 사진: 쓰레기가 쌓인 장소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 도표: 요일별 수거량의 차이를 수치로 확인하게 한다.
그 뒤 학생은 발표 대상이 학교 구성원이라는 점을 반영해 “사진에서 보이는 쓰레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글에서 제안한 다회용 컵 사용을 실천해 봅시다”라고 고쳤다. 도표의 수치를 근거로 덧붙일 때에는 “수거량이 가장 많은 수요일에는 개인 컵 사용을 집중적으로 안내하겠습니다”라고 썼다. 표현을 강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의 제안과 사진의 장면, 도표의 수치를 각각 맡은 역할에 맞게 연결한 것이다.
발표문이 토론 발언으로 바뀐 날
며칠 뒤에는 같은 자료를 사용하지 않고, ‘학교 축제에서 남은 음식물’에 관한 새 자료를 제시했다. 짧은 기사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 방법이 설명되어 있었고, 사진에는 배식 뒤 남은 음식이 담긴 식판이 보였으며, 원형 도표에는 잔반의 종류별 비율이 나타나 있었다.
이번 과제는 개인 발표문이 아니라 학생회 토론에서 사용할 발언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학생은 기사 내용을 “남은 음식은 종류별로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로 정리하고, 사진은 “잔반이 실제로 많이 남는다”라고 해석했다. 처음에는 도표의 비율을 기사 내용과 합쳐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고만 썼다.
교사의 도움 없이 학생은 자료 옆에 ‘설명-장면-비율’이라고 적은 뒤 발언 순서를 바꾸었다.
“사진은 배식 뒤에도 음식이 남는 상황을 보여 줍니다. 도표에서는 채소류 잔반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러므로 기사에서 제시한 분리 처리 방법과 함께, 채소류를 남기지 않도록 배식량을 선택하게 해야 합니다.”
이 발언은 발표문을 그대로 줄인 것이 아니다. 토론 상황에 맞게 사진으로 문제 장면을 꺼내고, 도표의 비율을 근거로 삼은 뒤, 글의 해결 방법을 주장에 연결했다. 자료의 제시 순서도 기사-사진-도표에서 사진-도표-기사로 달라졌다.
처음 보는 형식에서 확인한 것
마지막 검증에서는 글, 사진, 도표가 한 화면에 나란히 놓이지 않고, 온라인 게시물의 본문·설명 글·작은 표로 흩어져 있었다. 질문은 “지역 행사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자료를 활용해 두 문장으로 쓰시오”였다. 학생은 본문에서 행사 운영자의 제안을 인용하고, 사진 설명에서 사용된 용기의 모습을 확인했으며, 표에서 세척 횟수와 회수량을 구별해 표시했다.
답안은 다음과 같았다. “본문은 다회용기 사용을 제안하고, 사진 설명은 행사장에서 실제로 사용된 용기의 모습을 보여 준다. 표에서 회수량이 증가한 시점을 근거로 들면, 다회용기를 도입하면 회수 실적을 확인하며 운영할 수 있다.”
학생은 “본문은 방법을 설명하고 사진은 모습을 보여 주며 표는 수치를 비교한다”고 근거를 말한 뒤, 사진에서 수치를 읽었다고 쓰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도움 없이 표현을 상황에 맞게 바꾸고, 글·사진·도표의 역할을 섞지 않은 것이다. 천안용곡중학교와 북일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 필요한 복합 자료 읽기는 결국 자료를 많이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각 자료가 맡은 일을 정확히 나누어 자신의 말로 전환하는 데서 완성된다.
이 과정을 바탕으로 한 용곡동국어과외에서는 정답 문장을 외우기보다, 표현을 바꾸는 순간에도 자료의 역할과 독자·목적을 다시 확인하는 행동을 기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