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동 국어과외







초고에서 주제와 벗어난 문장을 가려내는 청라동 국어과외
웰카운티17단지와 범양상가를 잇는 생활권에는 인천청라중학교와 인천해원고등학교가 함께 있는 교육 환경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진행한 청라동과외 수업에서는 글을 잘 쓰는 학생도 초고의 모든 문장을 살려 두려는 습관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국어과외의 초점은 여러 내용을 덧붙이는 방법이 아니라, 초고의 주제와 직접 관련 없는 문장을 찾아 삭제하는 판단이었다.
답안 한 줄에서 드러난 문제
“학교 화단에 나무를 심으면 학생들이 자연을 사랑하게 되고, 운동도 할 수 있으며, 학교의 역사도 알 수 있다.”
학생은 ‘학교 화단을 가꾸자’라는 초고를 읽고 위와 같이 답안을 제출했다. 초고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① 우리 반은 운동장 한쪽의 빈 화단을 가꾸기로 했다.
② 먼저 햇빛이 잘 드는 위치를 살피고, 물을 주기 쉬운 곳을 골랐다.
③ 화단의 넓이는 가로 4미터, 세로 2미터였다.
④ 꽃을 심은 뒤에는 주마다 잡초를 뽑고 물을 주기로 했다.
⑤ 학교가 세워진 해는 1998년이며, 교정에는 오래된 느티나무도 있다.
발문은 ‘화단을 가꾸는 과정과 관련이 적어 삭제할 문장’을 묻고 있었다. 학생은 발문에 동그라미를 치지 않고, ①부터 ⑤까지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이어 채점 기준의 ‘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 1문장 삭제’라는 부분은 표시하지 않은 채 ③을 골랐다. 넓이를 알아야 화단을 가꿀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내용을 더하는 습관보다 먼저 고칠 것
가장 먼저 어긋난 판단은 이전 예제처럼 자료에 나온 정보를 가능한 한 모두 넣어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학생은 ‘화단을 가꾸는 과정’이라는 글의 중심을 확인하기 전에 넓이와 학교 역사를 모두 살려 두었다. 최종 답이 틀린 것은 이 최초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교정에서는 글 전체를 다시 쓰게 하지 않았다. 학생이 이미 표시한 ①, ②, ④의 순서는 유지하고, 발문에서 요구한 대상만 확인하게 했다. 먼저 종이에 ‘이 글은 무엇을 설명하는가?’를 적고, 초고 옆 각 문장에 ‘과정에 필요함’ 또는 ‘과정과 직접 관계없음’만 메모하게 했다. ③은 화단의 크기가 심을 위치를 정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남겼다. 반면 ⑤의 느티나무와 학교 설립 연도는 화단을 가꾸는 행동의 순서나 방법을 설명하지 않으므로 지웠다.
수정 답안은 다음과 같았다.
삭제할 문장: ⑤. 화단을 가꾸는 과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학교의 역사와 나무 정보이기 때문이다.
학생은 ‘재미있는 정보인가’가 아니라 ‘글의 주제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자기 말로 정리했다. 이때 맞게 고른 문장과 기존의 표시까지 모두 버리게 하지 않고, 주제에서 벗어난 문장만 골라 삭제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었다.
새로운 초고에서 기준을 다시 세우다
며칠 뒤에는 독자와 목적을 바꾼 자료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학생회가 학급 게시판에 붙일 ‘교실 전등 절약 안내문’을 쓰는 상황이었다. 학생은 초고를 읽고 문장마다 번호를 붙였다.
① 쉬는 시간에 교실을 비울 때는 전등을 끈다.
② 창가 쪽 전등은 햇빛이 충분하면 켜지 않아도 된다.
③ 우리 학교의 교목은 소나무이고 교화는 장미이다.
④ 마지막으로 나가는 학생은 교실 뒤쪽 스위치도 확인한다.
⑤ 한 달 동안 실천한 반에는 게시판에 칭찬표를 붙인다.
질문은 ‘안내문의 목적에 맞지 않아 삭제할 문장을 고르고, 삭제 이유를 한 문장으로 쓰라’는 것이었다. 학생은 이번에는 ③에만 선을 그었다. ‘게시판 독자에게 전등을 아끼는 행동을 안내하는 글인데, 학교 상징은 행동 방법이나 실천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앞선 자료의 화단이나 학교 역사라는 내용을 그대로 떠올리지 않고, 새 글의 목적에 맞춰 문장을 판단한 것이다.
도움 없이 확인한 독립 재현
한 주 뒤에는 어떤 표시 방법이나 기준도 미리 주지 않았다. 학생은 다음 초고를 읽고 스스로 삭제할 문장을 찾았다.
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반납 날짜를 확인한다.
② 책의 표지가 파란색이면 대출 기간이 더 길다.
③ 읽은 뒤에는 책이 젖거나 구겨지지 않았는지 살핀다.
④ 반납함에 넣을 때는 책의 제목과 반납 여부를 다시 확인한다.
⑤ 도서관은 3층에 있고 창가에는 작은 화분이 놓여 있다.
학생은 ②와 ⑤를 잠시 표시했다가, ‘대출한 책을 안전하게 반납하는 방법’이라는 주제에 비추어 다시 판단했다. ②는 대출 기간에 관한 내용이므로 반납 방법을 직접 설명하지 않지만, 책을 빌린 뒤 지켜야 할 이용 정보로 연결될 수 있어 남겼다. ⑤는 도서관의 위치와 화분을 말할 뿐 반납 행동을 설명하지 않으므로 삭제했다.
최종 답안에는 “⑤는 장소의 모습만 보여 주며 책을 확인하고 반납하라는 글의 주제와 직접 이어지지 않는다. 나머지 문장들은 대출 기간이나 책 상태, 반납 절차와 관련되어 있어 남긴다.”라고 썼다. 도움 없이 필요한 정보와 덜어 낼 정보를 구분하고, 그 이유를 글 내부의 주제와 연결해 설명한 순간 독립 재현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