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 국어과외







연산동 현대시 읽기, 표현이 바뀌는 순간 갈등을 다시 보기
연산LG아파트와 부산광역시립연산도서관이 있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연산동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은 현대시의 인물 사이 갈등을 찾는 문제를 풀었다. 작품의 핵심은 누가 옳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 사이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며 표현이 바뀌면서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데 있었다. 연산동국어과외에서도 이 세부주제를 다룰 때는 표현의 사전적 뜻보다 작품 속 인물의 말과 행동을 함께 살펴야 한다.
“차가운 말”에 멈춰 버린 표시
아버지는 식탁 끝에 앉아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주머니에 넣고
하루 종일 만지작거렸다.다음 날, 아버지는 현관에서
“늦지 마라.” 대신
“비 오니 우산 가져가.”라고 말했다.
학생은 첫 연의 “네가 알아서 해”에 밑줄을 긋고, 옆에 ‘무관심’이라고 적었다. 둘째 연의 “우산 가져가”에는 동그라미를 치며 ‘간섭’이라고 메모했다. 선택지에서는 ‘아버지는 계속 자녀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를 골랐다. 서술형 답안에는 “아버지의 차가운 말 때문에 화자가 아버지와 갈등한다. 하지만 우산을 가져가라는 말에서도 간섭이 이어진다.”라고 썼다.
읽는 과정에서 화자와 아버지를 구분한 점, 두 표현을 나란히 표시한 점은 적절했다. 그러나 결과가 틀어지기 시작한 지점은 “알아서 해”를 표시한 직후였다. 학생은 표현이 바뀐 뒤에도 사전적인 의미인 ‘간섭’만 적용하고, 그 말이 나온 상황과 앞뒤 행동을 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태도가 무관심에서 관심을 드러내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표현의 뜻을 장면 안에서 확인하기
교사는 이미 해 둔 밑줄과 동그라미를 지우게 하지 않고, 각 표현 옆에 말이 나온 장면만 덧붙이게 했다. “네가 알아서 해” 앞에는 아버지가 식탁 끝에 앉아 시선을 피했다는 점을, “우산 가져가” 앞에는 아버지가 현관까지 따라와 비를 확인했다는 점을 적었다. 그런 뒤 ‘간섭’이라는 메모를 “상대를 걱정하지만 직접 사과하지 못하고 생활 말로 마음을 드러냄”으로 고쳐 보게 했다.
이 교정은 표현을 다른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의미를 주변 상황과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학생은 첫 표현이 갈등의 원인인 서운함과 단절감을 만들고, 두 번째 표현은 같은 아버지가 관심을 행동으로 바꾸어 드러내는 변화 지점이라고 다시 썼다.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었다”라고 확대하지 않고,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생겼다”라고 범위를 조절한 것도 작품 안의 근거에 맞았다.
말 대신 행동으로 바뀐 장면
며칠 뒤에는 표현 형식과 제시 순서를 바꾼 자료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시의 문장이 먼저 주어지지 않고 다음과 같은 장면 카드가 섞여 있었다.
- 누나는 동생이 빌려 간 카메라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동생은 “네 물건이잖아”라고 대답한다.
- 그날 저녁 누나는 카메라 끈이 끊어진 것을 보고도 바로 따지지 않는다.
- 다음 아침 누나는 동생의 책상 위에 새 끈과 짧은 쪽지를 놓는다. 쪽지에는 “고쳐 쓰면 다시 찍을 수 있어.”라고 적혀 있다.
질문은 “누나와 동생의 갈등 원인과 변화가 드러나는 부분을 시의 두 연으로 바꾸어 쓰라”는 것이었다. 학생은 처음에는 누나의 침묵을 화가 난 태도로만 적으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네 물건이잖아”라는 대사가 책임을 피하는 말이라는 점과, 새 끈을 준비한 행동이 비난 대신 관계를 이어 가려는 표현이라는 점을 연결했다. 답안은 “카메라를 함부로 빌리고 책임지지 않은 동생의 태도에서 갈등이 생겼다. 누나는 바로 꾸짖는 대신 고칠 방법을 건네며 동생이 책임을 받아들일 여지를 만든다.”로 완성했다.
이 장면은 앞선 시의 단어를 바꾼 반복 문제가 아니었다. 갈등의 대상, 표현 방식, 근거의 위치, 제시 순서를 모두 바꾸었지만, 인물의 말과 행동이 관계의 변화를 어떻게 보여 주는지 찾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연일중학교와 부산외국어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 작품을 읽을 때도 이런 식으로 표현 자체와 인물 사이 장면을 함께 묶어야 한다.
보기 없이 남은 한 문장
마지막에는 도움 없이 처음 보는 짧은 시를 읽었다.
“문 잠가.”
형은 등을 보인 채 말했다.
나는 대답 대신
부엌 불을 켜 두었다.
새벽에 형은 조용히
내 방문 앞에 우산을 세워 두었다.
학생은 “문 잠가”에 밑줄을 긋고, ‘명령처럼 들려 갈등의 거리감이 생김’이라고 적었다. 이어 “부엌 불을 켜 두었다”와 “우산을 세워 두었다”를 연결해 “두 사람은 직접 사과하거나 다정하게 말하지 않지만, 생활 속 행동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갈등의 방향을 바꾼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화해했다”라고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작품에는 대화나 사과가 없으므로, 갈등이 사라졌다고 단정하지 않고 배려가 시작된 변화만 말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표현의 뜻을 장면 속에서 확인하고, 인물 사이 갈등의 원인과 변화 지점을 작품의 단서로 설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