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래동 국어과외







비래동 국어과외에서 확인한 ‘서술 방식’의 첫 판단
비래휴플러스와 송촌도서관이 이어지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비래동과외 수업 중, 한 학생이 문학 보기 문제의 ③번에 동그라미를 쳐 두었다. 문제는 가상 소설의 일부를 읽고 서술 방식이 독자에게 주는 효과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대전매봉중학교와 대전송촌중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의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유형이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작품의 줄거리보다 ‘누가 어떤 정보를 어떤 거리에서 전하는가’를 구절 속에서 확인하는 데 있었다.
나는 우편함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 봉투에는 아버지의 글씨가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바로 뜯지 않았다. 옆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며 “좋은 소식인가 보네”라고 말했을 때에도, 나는 웃는 척하며 봉투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날 밤, 불을 끈 뒤에야 나는 봉투의 모서리를 천천히 찢었다.
보기에는 “서술자가 주인공의 행동과 내면을 모두 알고 있으므로, 독자는 인물의 감정을 한 걸음 떨어져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학생은 보기의 ‘모두 알고 있으므로’라는 표현에 밑줄을 긋고, 작품 속 ‘나는’에는 동그라미를 쳤다. 이어 “주인공의 감정을 설명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보여 줌”이라고 메모한 뒤 ③번을 골랐다.
답보다 먼저 틀어진 연결
최종 선택만 보면 ‘주인공의 감정을 보여 준다’는 일부 판단은 맞았다. 그러나 가장 먼저 어긋난 지점은 보기의 설명을 작품의 실제 서술보다 먼저 믿은 것이었다. 학생은 ‘내면을 모두 알고 있다’는 보기의 문장을 확인하기 전에, ‘나는’이라는 말만 보고 전지적 서술이라고 판단했다.
지문에는 주인공이 직접 자신의 행동과 망설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바로 뜯지 않았다’, ‘나는 웃는 척했다’는 표현은 서술자가 주인공의 의식 안에서 사건을 전달한다는 근거다. 반면 옆집 아주머니가 봉투를 보고 실제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아버지가 왜 편지를 보냈는지는 제시되지 않는다. 따라서 독자는 주인공이 느끼는 불안과 망설임에는 가까이 다가가지만, 다른 인물의 속마음까지 모두 아는 위치에 서지는 않는다. 이 서술 방식은 독자에게 객관적 거리보다 주인공의 제한된 인식과 긴장감을 경험하게 한다.
보기와 구절을 맞대어 읽기
교정에서는 학생이 이미 표시한 ‘나는’과 ‘웃는 척했다’는 흔적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보기의 핵심 주장마다 지문에서 확인할 근거를 나란히 적게 했다.
- ‘주인공의 감정’ → ‘한참 서 있었다’, ‘바로 뜯지 않았다’에서 망설임을 확인한다.
- ‘모든 인물의 내면’ → 아주머니와 아버지의 생각이 제시되는지 살핀다.
- ‘객관적으로 바라봄’ → 주인공의 불안에 독자가 가까이 가는지, 멀어지는지 판단한다.
학생은 보기의 문장을 다시 읽고 “주인공의 행동과 감정은 알 수 있지만, 다른 인물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 그래서 독자는 주인공의 불안 속에서 사건을 보게 된다.”라고 고쳐 썼다. 정답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서술 방식이 독자에게 주는 효과를 작품 내부의 정보 범위와 연결한 것이다. 비래동국어과외에서는 이처럼 보기의 용어를 외우기보다, 실제로 누구의 생각이 제시되고 누구의 생각이 비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도록 지도한다.
새 장면에서 달라진 비교 기준
며칠 뒤에는 같은 주제를 유지하되, 두 작품의 서술 위치와 사건의 순서를 바꾼 자료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먼저 작품 A를 읽었다.
민서는 운동장 끝의 빈 의자를 보았다. 어제 그곳에 앉아 있던 준호는 오늘 결석했다. 민서는 준호가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준호는 아침부터 열이 올랐지만,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담임에게만 조용히 연락했다.
학생은 ‘민서는 몰랐다’에 밑줄을 긋고 “민서의 시야 밖 정보가 뒤에서 제시되어 독자는 민서보다 더 많이 안다”고 적었다. 이어 작품 B를 읽었다.
나는 빈 의자를 보며 준호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준호는 교실에 들어서기 전 복도에서 몇 번이나 문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학생은 두 작품을 단순히 ‘1인칭과 3인칭’으로만 분류하지 않았다. 작품 A에서는 민서가 모르는 준호의 상태를 서술자가 알려 주어 독자가 사건의 전모를 먼저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B에서는 ‘나는’의 관찰 범위가 제한되어 준호의 망설임이 뒤늦게 드러나며, 독자가 화자의 오해를 함께 경험한다고 비교했다. 지문, 정보의 공개 순서, 독자가 인물보다 더 아는지 여부를 각각 표시한 결과였다.
도움 없이 이루어진 마지막 확인
마지막에는 힌트와 선택지를 모두 치우고 새 자료를 읽게 했다.
할머니는 창문을 닫으면서 오늘 비가 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하늘을 보지 못했지만, 할머니가 우산을 현관에 세워 둔 것을 보았다. 할머니는 내가 그 사실을 알아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학생은 “서술자는 ‘나’의 관찰을 통해 상황을 보여 주므로 할머니의 속마음은 확정할 수 없다. 독자는 화자와 함께 단서를 모으며 할머니의 말과 행동 사이의 차이를 추측한다. 따라서 전지적으로 모든 인물의 내면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시점이 만들어 내는 의문과 긴장이 효과다.”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보기의 표현을 먼저 믿지 않고, 서술자가 알고 있는 범위와 독자에게 공개된 정보를 직접 대조했다. 서술 방식의 이름을 붙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방식이 독자의 정보량과 감정적 거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작품 구절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처음의 판단 기준을 스스로 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