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격동 국어과외







산격동 국어과외에서 확인한 ‘표현이 달라져도 근거는 같은가’
산격동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은 환경 논설문 문제의 선택지를 고른 뒤 답안 옆에 “첫 문장이 주장처럼 보임”이라고 적었다. 문제는 같은 내용을 서로 다른 표현으로 바꾼 두 문단을 읽고, 글쓴이의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대로 대응하는지 판단하는 것이었다. 산격중학교와 대구국제고등학교, 학남고등학교 등이 있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수업이었지만, 이날의 핵심은 학교별 문제가 아니라 표현이 바뀐 뒤에도 주장과 근거의 연결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학생이 처음 멈춘 문장
도시의 나무를 늘리면 여름철 열기를 줄일 수 있다. 나무 그늘은 지표면이 받는 햇빛을 줄이고, 잎의 증산 작용은 주변의 열을 낮춘다. 따라서 도시는 주차 공간 일부를 녹지로 바꾸어야 한다.
학생은 첫 문장에 밑줄을 긋고, 둘째 문장에는 작은 동그라미를 쳤다. 그러나 문제에서 제시한 바꾸어 쓴 문단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여름 도시의 열기를 낮추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 주차 공간을 줄이면 차량 이용이 불편해질 수 있다. 나무의 그늘과 증산 작용은 주변 온도를 낮추므로 녹지를 확보해야 한다.
학생은 “두 번째 문단은 주차 공간의 불편함을 말했으니 원래 주장과 맞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골랐다. 표시 자체는 상당 부분 적절했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주장 후보로 표시했고, 나무의 그늘과 증산 작용도 근거로 찾았다. 하지만 결과가 틀어지기 전의 최초 판단은 표현이 달라진 문단에서 첫 문장 하나만 보고 전체 근거의 대응 여부를 결론 내린 것이었다.
바뀐 표현을 걷어 내고 직접 닿는 근거 찾기
수업에서는 이미 한 표시를 모두 지우게 하지 않았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그은 밑줄은 그대로 두고, 각 주장 옆에 그것을 직접 설명하는 문장만 연결선으로 묶었다. “주차 공간을 줄이면 불편할 수 있다”에는 물음표를 붙였다. 이 문장은 녹지 확보에 따르는 부담을 말할 뿐, 나무가 열기를 낮춘다는 주장을 직접 뒷받침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무의 그늘과 증산 작용은 주변 온도를 낮춘다”에는 첫 문장과 연결선을 그었다. ‘도시의 나무를 늘리면 열기를 줄일 수 있다’와 ‘여름 도시의 열기를 낮추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표현은 달라졌지만, 두 문장 모두 나무와 도시 열기의 관계를 주장한다. 근거 역시 그 관계를 직접 설명한다. 학생은 답안에 “주차 공간 문장은 불편이라는 부수적 내용이고, 나무의 그늘과 증산 작용은 열기 감소를 직접 설명하므로 표현 전환 뒤에도 핵심 대응은 유지된다”라고 고쳐 썼다.
이때 기준은 문장이 앞에 있는지, 익숙한 단어가 반복되는지가 아니었다. 주장의 내용과 근거가 같은 관계를 직접 설명하는지만 확인했다. 문단의 표현이나 배열이 달라도 이 연결이 남아 있으면 대응한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순서를 뒤집은 새 환경 자료
며칠 뒤에는 산격동국어과외 수업에서 전혀 다른 자료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학교 운동장 배수 시설에 관한 짧은 논설문이었다. 문단의 첫 문장이 주장이 아니었고, 근거가 먼저 제시되었다.
빗물이 한꺼번에 아스팔트 위로 흐르면 배수로에 많은 물이 몰린다. 운동장 가장자리에 빗물이 스며드는 흙길을 마련하면 유출되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 운동장에는 일부 흙길이나 투수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
학생은 이번에는 첫 문장에 곧바로 주장 표시를 하지 않았다. ‘배수로에 많은 물이 몰린다’에는 밑줄을 긋고, ‘유출되는 물의 양을 줄인다’에는 동그라미를 쳤다. 마지막 문장 옆에는 앞의 두 문장이 왜 필요한지 화살표로 연결했다. 보기에서는 “흙길 조성은 운동장 이용 면적을 줄이므로 배수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를 골라내고, “흙길이 물을 스며들게 해 유출량을 줄인다는 설명이 마지막 주장과 직접 대응한다”고 적었다.
도움 없이 다시 설명한 판단
마지막 검증에서는 표나 연결선 없이 새로운 온라인 안내문을 읽었다.
학교 주변의 포장면을 모두 넓히면 빗물이 머물 공간이 줄어든다. 빗물이 스며들 수 있는 화단을 두면 하수관으로 바로 흘러가는 물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포장면 사이에 작은 화단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
학생은 “주장은 포장면 사이에 화단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고, 화단이 물의 즉시 유입을 줄인다는 문장이 그 이유를 직접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 첫 문장은 문제 상황을 보여 주지만 화단 배치의 효과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고 구분했다. 표현이 ‘녹지’, ‘흙길’, ‘화단’으로 달라져도, 주장과 근거가 같은 관계를 설명하는지 먼저 확인했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처럼 표현 전환 문제에서는 익숙한 단어와 문장 위치에 끌리지 않고, 주장과 근거가 직접 맞물리는지를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