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지구 국어과외







서술어가 결정하는 목적어와 보어의 자리
봉선지구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은 문장 성분 문제의 답을 맞히고도 풀이 과정을 설명하지 못했다. 봉선지구의 신우아파트와 이야기꽃도서관이 있는 생활권에서 준비한 짧은 학생 문장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효천중학교와 대성여자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도 자주 만나는 유형이지만, 이 수업의 초점은 문장 성분을 많이 외우는 데 있지 않고 목적어와 보어를 서술어와 연결해 구별하는 것에 두었다.
맞힌 답 뒤에 남은 빈칸
민지는 동생을 의사로 만들었다.
민지는 동생을 의사라고 불렀다.
학생은 두 문장에서 ‘동생을’에 동그라미를 치고, 첫 문장의 ‘의사로’에는 밑줄을 그었다. 이어 객관식 보기에서 “두 문장의 ‘동생을’은 모두 보어이다.”를 틀린 설명으로 골랐다. 선택 자체는 맞았지만, 이유를 쓰라는 칸에는 “앞 문장은 만들었다, 뒤 문장은 불렀다”라고만 적었다. 서술어가 달라서 성분의 관계가 달라진다는 판단까지는 가지 못한 것이다.
학생은 다음 문장도 비슷하게 처리했다.
아빠는 나를 대표로 뽑았다.
아빠는 나를 대표라고 소개했다.
이번에는 앞 문장의 ‘대표로’와 뒤 문장의 ‘대표라고’를 모두 보어라고 표시했다. 이전 문제에서 ‘동생을’ 뒤에 직업 이름이 나왔던 순서를 기억해 결과만 옮긴 것이다.
가장 먼저 고친 한 가지
오류가 시작된 지점은 ‘대표로’라는 말이 앞 문장에 놓였다는 사실만 보고 성분을 정한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미 정확하게 표시한 주어와 ‘나를’은 그대로 두고, 서술어에 먼저 질문하는 절차만 추가했다.
- ‘뽑았다’는 누구를 뽑았는가를 묻는다. ‘나를’이 그 대상이므로 목적어이다.
- ‘나를 대표로 뽑았다’에서 ‘대표로’는 ‘나를 어떤 자격으로 뽑았는가’를 보충한다. 이때 ‘대표로’는 보어가 아니라 목적어의 상태나 자격을 덧붙이는 말이다.
- ‘소개했다’도 누구를 소개했는가를 묻는다. ‘나를’이 목적어이며, ‘대표라고’는 소개된 이름이나 자격을 설명하는 말이다.
학생은 공책 여백에 “되다·아니다와 직접 이어져 주어를 설명하는가, 아니면 다른 서술어의 대상을 나타내는가?”라고 적었다. 그리고 목적어와 보어를 판단할 때 단어의 모양이나 앞 문제의 순서를 먼저 보지 않고, 해당 서술어와의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나는 대표가 되었다’처럼 ‘대표가’가 ‘되었다’와 연결되면 보어이고, ‘나는 대표를 뽑았다’처럼 ‘대표를’이 동작의 대상이면 목적어라는 식으로 기준을 좁혔다.
자료를 바꾸어 다시 읽은 날
며칠 뒤에는 학생 문장이 아닌 학교 안내 방송 대본을 자료로 제시했다. 문장 순서와 질문 방향도 바꾸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 동네를 열린 배움터로 바꾼다.
참여자들은 도서관을 배움터로 삼았다.
새 공간은 주민들에게 쉼터가 되었다.
질문은 “‘배움터로’와 ‘쉼터가’ 중 보어를 고르고, 나머지 성분과 연결된 서술어를 쓰시오.”였다. 학생은 먼저 ‘되었다’를 찾아 ‘쉼터가’를 보어로 골랐다. “새 공간이 무엇이 되었는지를 나타내며 ‘되다’와 이어진다”고 적었다. 이어 ‘바꾼다’는 무엇을 바꾸는지 물어 ‘우리 동네를’을 목적어로 표시하고, ‘열린 배움터로’는 바뀐 결과를 보충한다고 설명했다. ‘삼았다’에서도 ‘도서관을’을 목적어로 잡은 뒤, ‘배움터로’는 목적어를 어떤 대상으로 삼았는지 덧붙이는 말이라고 구분했다.
이번에는 발음이나 표기가 비슷한지를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가’나 ‘로’가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보어라고 하지 않고, 문장 속 서술어를 바꾸어 읽으며 관계를 확인했다. 예를 들어 “새 공간은 쉼터가 되었다”에서 ‘쉼터가’를 빼면 무엇이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참여자들은 도서관을 배움터로 삼았다”에서는 ‘도서관을’이 동작의 직접 대상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도움 없이 되살린 판단
일주일 후 봉선지구국어과외의 독립 재현 시간에는 해설과 표시가 없는 새 자료를 건넸다.
심사위원은 이 작품을 올해의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올해의 우수작이 되었다.
학생은 첫 문장에서 ‘이 작품을’에 목적어 표시를 하고, ‘우수작으로’는 선정된 결과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썼다. 둘째 문장에서는 ‘우수작이’를 보어로 골랐다. “첫 문장은 심사위원이 무엇을 선정했는지를 나타내므로 ‘이 작품을’이 목적어이고, 둘째 문장은 작품이 무엇이 되었는지를 ‘되었다’가 직접 이어 주므로 ‘우수작이’가 보어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학생은 처음 오답 문장으로 돌아가 “단어의 위치를 베낀 것이 최초의 문제였고, 이제는 서술어와의 관계를 확인해 목적어와 보어를 구별했다”고 스스로 검산했다. 정답만 맞힌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장에서도 같은 기준을 선택하고 그 근거를 문장 안에서 복원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