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동 국어과외







말과 속뜻이 어긋나는 순간을 읽는 노은동 국어과외
열매마을 10단지와 관평도서관이 이어지는 생활권에서 현대소설 지문을 풀던 한 학생은 다음 서술형 답안을 내놓았다.
“주인공은 친구의 도움을 진심으로 고마워했으므로 ‘참 대단한 친절이네’라고 말했다.”
문장 자체만 보면 칭찬처럼 보였지만, 지문 속 장면은 달랐다. 친구는 약속 시간에 한참 늦은 뒤 빈 봉투를 내밀며 “도와주려고 했어”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봉투를 내려다본 뒤 웃으며 “참 대단한 친절이네. 덕분에 하루가 아주 완벽했어.”라고 답했다. 이어지는 문장에는 주인공이 젖은 운동화를 벗고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적혀 있었다.
학생이 놓친 것은 표현이 아니라 장면의 방향이었다
학생은 지문에서 ‘참 대단한 친절이네’와 ‘아주 완벽했어’에 밑줄을 긋고, 반복된 긍정 표현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러나 친구가 늦은 사실과 빈 봉투에는 표시하지 않았다. 선택지 ③의 “주인공은 친구의 배려를 높이 평가한다”를 고른 까닭도 “친절, 완벽 같은 좋은 말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어긋난 판단은 이전 문제에서 반어 표현이 마지막에 비꼬는 말로 제시되었던 순서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말의 형태만 보고 장면 전체의 실제 의도를 정해 버렸다. 반어는 긍정적인 표현이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말과 인물의 행동, 앞선 사건이 서로 어긋나는지를 작품 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앞의 사건과 뒤의 행동을 한 줄로 연결하기
수업에서는 이미 잘 표시한 두 표현의 밑줄은 그대로 두고, 그 앞뒤에 근거 표시만 덧붙였다. 학생은 ‘친구가 늦음’에 네모를 치고, ‘빈 봉투’ 옆에 “도움 없음”이라고 메모했다. 마지막으로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에 화살표를 그어 말과 행동을 연결했다.
그 뒤 답안을 다음처럼 고쳤다.
“‘참 대단한 친절이네’는 실제 칭찬이 아니라, 늦게 와서 빈 봉투만 건넨 친구의 무성의를 비꼬는 반어 표현이다. 주인공이 웃은 뒤 혼자 돌아간 행동이 그 말의 실제 의도를 뒷받침한다.”
새로 외운 해설을 덧붙인 것이 아니라, 처음에 표시했던 표현을 유지한 채 앞선 사건과 인물의 뒤 행동을 연결하는 한 단계만 보완했다. 대전노은중학교와 대전노은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 현대소설을 읽을 때도 이처럼 작품 밖에서 “이 말은 보통 칭찬이다”라고 판단하지 않고, 장면 안의 어긋남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혀 다른 장면에서 다시 확인한 읽기
며칠 뒤에는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짧은 가상소설을 사용했다. 장터에서 아들이 어머니에게 낡은 라디오를 고쳐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며칠째 손도 대지 않았다. 비가 새는 지붕 아래에서 어머니가 라디오를 바라보자 아들은 말했다.
“걱정 마세요. 이 집에서 약속을 제일 잘 지키는 사람이 바로 저잖아요.”
이번에는 학생이 ‘약속을 제일 잘 지키는 사람’에만 밑줄을 긋지 않았다. 바로 앞의 “며칠째 손도 대지 않았다”에 네모를 치고, 뒤의 “어머니는 대답 대신 라디오를 천으로 덮었다”에는 ‘실망’이라고 메모했다. 처음 문제와 달리 말하는 사람이 친구가 아니라 아들이고, 도움을 받지 못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어머니였지만, 학생은 말과 사건 및 행동의 불일치를 근거로 실제 의도를 설명했다.
선택지에서 “아들은 자신의 성실함을 자랑한다”를 지우고, “아들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를 골랐다. 근거를 묻자 “라디오를 고치지 않았다는 사실과 어머니가 말없이 덮은 행동 때문에, 문장 그대로의 자랑이 아니라 변명 섞인 비꼼으로 읽어야 한다”고 답했다.
도움 없이 남긴 최종 기록
한 주 뒤, 학생에게 해설과 표시가 없는 새 지문을 제시했다. 회사원이 실수로 동료의 자료를 지웠는데도 복구를 도와주지 않고 퇴근하려 하자, 동료가 말했다.
“정말 믿음직한 분이시네요. 중요한 일은 늘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하시니까요.”
학생은 ‘믿음직한 분’과 ‘깔끔하게 마무리’를 표시한 뒤, 자료 삭제와 복구하지 않은 행동을 각각 연결했다. 그리고 “표현은 칭찬의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실수를 해결하지 않고 떠나는 태도를 비판한다. 뒤의 행동이 긍정적인 말과 반대이므로 반어로 볼 수 있다”고 적었다.
이번에는 어떤 표현이 먼저 나왔는지, 인물이 누구인지에 기대지 않았다. 작품 안에서 말의 내용과 앞뒤 사건, 인물 행동이 어긋나는 정확한 지점을 스스로 찾아 실제 의도를 설명했다. 노은동과외 및 노은동국어과외에서 다루는 반어 읽기도 결국 이 독립적인 확인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