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동 국어과외







대사동에서 살펴본 고전시가의 경계 읽기
대사동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이 고전시가 두 편을 비교하다가 객관식 ③번을 골랐다. 문제의 보기는 “화자는 임을 떠올리며 변함없이 기다리는 상황에 있으므로, 정서는 한결같은 그리움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학생은 작품의 구절보다 이 설명을 먼저 믿었다. 대사 계룡아파트와 한밭도서관이 있는 생활권에서 진행한 수업이었지만, 핵심은 작품 속 화자가 처한 상황과 그때 드러내는 정서를 구별하는 일이었다.
밑줄보다 먼저 믿은 보기
학생이 읽은 가상 작품의 일부는 다음과 같았다.
“강가에 홀로 서서 달빛을 바라보니
돌아온다던 그 말이 바람 되어 흩어지네.
오늘은 원망하나, 내일이면 또 기다리리.”
학생은 ‘홀로’, ‘돌아온다던’, ‘기다리리’에 밑줄을 긋고 옆에 각각 ‘외로움’, ‘기대’, ‘그리움’이라고 메모했다. 그러나 보기의 “한결같은 그리움”을 그대로 받아들여 ③번을 선택했다. 실제로는 마지막 구절 앞에 “오늘은 원망하나”라는 정서의 변화가 나타난다. 임을 기다리는 상황은 이어지지만, 그 상황에서 느끼는 정서는 그리움만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어긋난 지점은 답을 고른 순간이 아니라, 예외나 경계를 확인하기 전에 보기의 설명을 작품 근거보다 앞세운 것이었다. 학생은 일반적으로 기다림과 그리움이 연결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원망하나”처럼 그 연결이 달라지는 부분을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미 해 둔 밑줄과 메모를 모두 지울 필요는 없었다.
구절과 보기의 위치를 맞추다
교정할 때는 보기의 문장을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기다리는 상황’, ‘한결같은 정서’, ‘그리움’에 각각 동그라미를 치고, 작품에서 직접 대응하는 구절을 옆에 적었다. ‘기다리는 상황’은 “돌아온다던”과 “기다리리”로 뒷받침되지만, ‘한결같은 정서’에는 “오늘은 원망하나”가 맞지 않았다. 학생은 답안에 “화자는 임의 귀환을 기다리지만, 기다림 속에서 원망과 그리움이 함께 나타나므로 정서가 한결같다고 볼 수 없다”라고 고쳐 썼다.
이때 화자의 상황 자체를 바꾸어 해석하지 않았다. 기다린다는 판단은 유지하고, 그 상황에서 드러나는 정서가 예외적으로 달라지는 지점만 수정했다. 대사동국어과외에서 반복해서 확인한 것도 이 경계였다. 상황과 정서를 한 문장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각각 작품 속 말과 연결하는 것이다.
순서가 뒤집힌 두 작품
며칠 뒤에는 다른 가상 작품 자료가 제시되었다. 이번에는 첫 작품이 임을 떠나보낸 직후의 장면이고, 둘째 작품은 오랜 기다림 끝에 화자가 마음을 접는 장면이었다.
- 작품 A: “문 닫힌 뒤에도 등불은 남아, 나는 그 길을 다시 바라본다.”
- 작품 B: “기다리던 매화가 피었건만, 이제는 그 이름을 부르지 않으리.”
질문은 “두 작품에서 화자의 상황과 정서를 각각 설명하고, 일반적인 기다림의 정서와 달라지는 부분을 찾으라”였다. 학생은 먼저 작품 A에서 ‘임이 떠난 뒤에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상황’과 ‘미련과 그리움’을 연결했다. 작품 B에서는 ‘기다리던 대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지만, “부르지 않으리” 때문에 화자가 체념하거나 마음을 거두는 정서를 보인다고 적었다. 단순히 ‘매화가 피었다’는 대상의 변화만으로 정서를 기쁘다고 판단하지 않은 점이 중요했다.
도움 없이 다시 확인한 판단
마지막 검증에서는 보기와 해설을 주지 않고 새 작품을 읽게 했다. 대전대성고등학교와 충남여자중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을 배경으로 만든 수업 자료였지만, 학교 정보는 판단 근거가 아니었다. 새 구절은 다음과 같았다.
“소식 없는 강 너머를 사흘 내다보다가
오늘은 창을 닫고, 내일 다시 열리라 하네.”
학생은 ‘소식 없음’과 ‘강 너머를 내다봄’에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표시했다. 이어 “오늘은 창을 닫고”에는 잠시 체념하거나 실망한 정서를, “내일 다시 열리라”에는 미련과 기대가 남아 있음을 적었다.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상황은 지속되지만, 정서는 한 시점에서 닫힘과 기대가 교차하므로 한결같은 그리움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보기의 일반적인 표현을 먼저 믿지 않고, 예외가 나타난 구절을 찾아 두 작품에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