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동 국어과외







장전동에서 살펴본 시적 화자의 정서 전환
장전동과외 수업에서 한 학생이 보기 결합형 문학 문제의 ③번을 고른 뒤, 답안지 여백에 “화자는 끝까지 쓸쓸하다”라고 적었다. 지문은 짧은 가상시였다.
빈 운동장 끝에 / 저녁 종이 하나 울리고
나는 닫힌 교문 앞에 오래 서 있었다.
그런데 담장 너머 민들레 한 송이가
내일의 햇빛을 먼저 흔들고 있었다.
학생은 ‘닫힌 교문’과 ‘오래 서 있었다’에 밑줄을 긋고, 화자의 정서를 ‘상실감’이라고 메모했다. 이어 보기의 “화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떠남의 슬픔을 유지한다”를 맞는 설명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행에서 정서가 그대로 유지되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린 것이 문제였다.
화자와 작가를 먼저 분리한 이유
학생의 첫 판단을 되짚어 보니, 작품을 읽기 전에 “작가가 이별을 경험했으니 화자도 계속 슬플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가장 먼저 어긋난 지점이었다. 작품 속 화자는 작가와 동일한 인물이 아니며, 정서의 변화도 작가의 실제 삶이 아니라 시 안에서 드러난 말과 장면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이미 표시한 ‘닫힌 교문’과 ‘오래 서 있었다’는 그대로 두고, 시의 경계를 기준으로 장면을 둘로 나누게 했다. 전환 전에는 닫힌 공간과 멈춰 선 행동이 화자의 쓸쓸함을 보여 준다. 반면 ‘그런데’는 앞선 정서와 다른 장면을 예고하고, ‘민들레’와 ‘내일의 햇빛’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나타낸다. 학생은 다음처럼 표를 다시 작성했다.
- 전환 전: 닫힌 교문, 오래 서 있음 → 떠남과 고립의 정서
- 경계 표현: ‘그런데’ → 앞뒤 장면을 비교해야 하는 지점
- 전환 후: 민들레, 내일의 햇빛 → 희망과 기대가 섞인 정서
이때 고친 것은 작품 밖 추측이 아니라, 전환 전후를 비교하지 않고 화자의 정서를 한 가지로 고정한 행동뿐이었다. ‘닫힌 교문’에 대한 기존 해석은 유지하면서 마지막 장면이 추가로 만드는 변화를 확인한 것이다.
보기의 조건이 달라진 새 작품
며칠 뒤에는 같은 소재를 반복하지 않고,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다른 가상시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정서 변화가 시의 끝이 아니라 중간에 놓여 있었다.
나는 빈 배의 밧줄을 세 번 묶고
젖은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남겼다.
멀리서 돌아오는 불빛을 보자
발자국을 지우며 집 쪽으로 걸었다.
보기에는 “화자는 배가 떠난 뒤에도 줄곧 체념한 태도를 보인다”와 “돌아오는 불빛을 본 순간, 체념에서 기다림으로 정서가 바뀐다”가 함께 제시되었다. 학생은 처음 두 행의 ‘빈 배’와 ‘젖은 모래’에는 네모를 치고, 세 번째 행의 ‘돌아오는 불빛’에는 동그라미를 쳤다. 이번에는 시의 마지막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보자’를 경계로 앞뒤 행동을 나누었다. ‘발자국을 지우며 집 쪽으로 걸었다’는 체념의 반복이 아니라, 누군가를 맞으러 가는 움직임으로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전동국어과외에서 이 장면을 확인할 때도 중요한 것은 작품의 배경을 실제 작가의 경험과 연결하는 일이 아니었다. 장전중학교와 부산과학고등학교, 부산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 문학 문제를 다룰 때에도, 판단의 근거는 작품 내부의 표현과 장면에 두어야 한다. 생활권의 이름이나 학교 정보가 화자의 정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표시 없이 다시 읽은 마지막 문제
마지막에는 도움을 주는 색 표시와 비교표를 치우고 새로운 자료를 건넸다.
겨울 창에 서리가 내려
나는 오늘도 먼 길을 생각했다.
아침 볕이 유리창을 열자
생각은 길이 되어 마당으로 흘렀다.
학생은 한 번 읽은 뒤 “두 번째 행까지는 막막함이지만, 세 번째 행의 ‘아침 볕이’와 네 번째 행의 ‘길이 되어’에서 정서가 움직인다”고 답했다. 또한 “화자가 실제로 여행을 떠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생각’이 ‘길’로 바뀌고 마당으로 흘렀다는 표현 때문에 막연한 동경이 나아갈 힘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는 작가나 화자의 실제 사정을 추측하지 않고, 정서가 달라지는 경계와 그 앞뒤의 표현을 스스로 찾아 설명했다. 보기의 일반적인 해석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예외적인 전환이 있는지 확인한 점이 최종 검증의 핵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