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지구 영어과외














기말고사가 끝난 주말이라 책상 위가 한동안 조용하겠거니 했는데, 영어 본문을 펼쳐 보니 문장 사이사이에 짧은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어디서 해석이 끊겼는지 표시해 둔 모양이더라고요. 답을 적어 놓은 것도 아니고, 선만 몇 군데 남아 있어서 잠깐 눈길이 갔어요. 학익지구 영어과외를 하면서 본문을 읽다가 막히는 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기 눈에 걸린 위치를 따로 남겨 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왜 그었냐고 물으니 “여기서 문장이 잘 안 이어졌어요”라고 하더군요. 전 같았으면 대충 읽고 넘어갔을 부분을 눈에 보이게 해 둔 점이 조금 달라 보이더라고요. 교과서를 다시 펼친 밤에는 더 긴 문장을 읽다가 한 번 멈추더니, 앞뒤를 나누어 천천히 읽었습니다. 다시 확인한 자리에도 처음과 같은 선이 남아 있었고요. 책상 위 본문을 보니 막힌 곳을 표시한 흔적이 그대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방에 잠깐 들어갔다가 영어 듣기 스크립트에 줄이 여러 군데 그어져 있는 걸 보게 됐어요. 아무 데나 표시한 건 아니고, 아이가 잘 들리지 않았던 표현만 골라서 밑줄을 쳐 두었더라고요. 듣기평가가 끝나면 답만 맞춰 보고 넘어가던 아이였는데, 그날에는 지나간 부분을 다시 찾아본 모양이었습니다. 학익지구 영어과외를 하면서 쓰던 단어장을 주말에 펼쳐 놓았길래 무슨 내용인가 했습니다. 보니 스크립트에서 놓쳤던 표현들만 따로 표시해 두었고, 나중에 다시 볼 곳이 한눈에 들어오게 옆에 표시까지 남겨 두었어요. 처음에 봤던 밑줄이 단순히 틀린 흔적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들여다볼 자리를 정해 둔 것이었다는 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학기 중간쯤 돌아보니 아이가 학익지구 영어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여 뿌듯했습니다. 시험 2주 전에는 선생님이 시작 전에 긴장을 풀어 주고, 한 번 맞힌 단어도 다시 확인하도록 차분히 관리해 주셨어요. 모르는 단어가 많은 지문도 필요한 부분부터 짚어 주셔서 이제는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학익지구에서 영어 과외를 시작한 뒤, 아이는 처음 수업에서도 모르는 내용을 그냥 넘기고 질문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평일 저녁 숙제를 같이 확인하며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아는 부분부터 말하도록 부담 없이 기다려 주셨고, 몇 차례 수업이 지나자 “이건 잘 모르겠어요”라며 먼저 묻는 모습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방학 첫 주 학익지구에서 영어 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문장이 조금만 길어도 읽기 전부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선생님은 수업 후 짧게 복습할 부분을 정리해 주고 질문도 편하게 받아 주셨고, 몇 번 지나자 제가 먼저 지난 수업 이야기를 꺼내게 됐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새 단어를 외운 뒤 예전 단어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