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동 국어과외







한 장면의 주인공이 시적 화자일까?
금성동과외 수업에서 학생이 고전시가 지문을 읽다가 서술형 답안 한 줄을 내밀었다. “시적 화자는 떠나는 임을 원망하는 사람이다.” 답안에는 작품 속 반복 표현과 주변 맥락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금성동국어과외에서는 이 문장을 바로 고치기보다, 화자를 그렇게 판단하게 된 최초의 표시부터 다시 확인했다.
산 너머 임 가신 길에 저문 볕만 남았구나
나 홀로 문을 닫고 매화 향을 세어 보네
돌아오실 날 묻는 아이에게 웃음으로 답하노라
학생은 ‘임 가신’, ‘나 홀로’, ‘돌아오실 날’에 밑줄을 긋고,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여백에 적었다. 또 ‘저문 볕’에는 슬픔을 뜻한다는 동그라미를 했다. 이 표시 자체는 반복되는 기다림의 정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선택지에서 “전쟁터로 떠난 장수의 부하가 임을 그리워한다”를 고른 일이었다.
답이 틀어지기 전의 한 번의 확대
가장 먼저 어긋난 판단은 ‘임 가신’이라는 한 장면을 작품 전체의 상황으로 넓힌 것이었다. 학생은 떠난 대상이 등장한다는 사실에서 곧바로 화자를 부하로 정했다. 그러나 시 안에는 화자의 신분이나 전쟁터, 장수라는 단서가 없다. 오히려 ‘문을 닫고’, ‘매화 향을 세어 보네’, ‘아이에게 웃음으로 답하노라’는 말은 집 안에서 기다리는 인물의 행동을 보여 준다.
따라서 화자를 확인할 때는 한 구절의 인상보다 화자가 직접 말하는 행동과 앞뒤 상황이 누구의 위치를 드러내는지 살펴야 한다. ‘저문 볕’에 슬픔을 표시한 것과 ‘나 홀로’에 밑줄 친 것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바꿀 것은 그 장면을 전쟁 상황으로 확대했던 해석뿐이었다.
앞선 사건과 이어 읽기
교정할 때 학생은 지문 옆에 짧은 연결선을 그었다. ‘임 가신’에서 ‘문을 닫고’로 이어지는 선 옆에는 “떠난 뒤 집에 남은 사람의 행동”이라고 적었다. 마지막 행에는 “아이의 질문에 감정을 숨김”이라고 메모했다. 이후 선택지를 다시 보며 “부하라는 근거는 작품 안에 없고, 집과 아이가 나오는 행동은 가족을 기다리는 화자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품 밖의 신분을 상상해 덧붙이지 않고, 화자의 말과 행동을 앞선 사건에 연결하면 시적 화자를 좁혀 갈 수 있다. 화자의 감정이 슬프다는 판단은 유지하되, 그 감정을 말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작품 내부 단서로 다시 확인한 것이다. 부곡중학교와 부산과학고등학교가 있는 교육생활권에서도 고전시가를 읽을 때 이 구분이 중요하다.
새로운 작품에서 관점 바꾸기
며칠 뒤에는 원문과 전혀 다른 형식의 짧은 고전시가를 제시했다.
강가 버들 휘어져도 배는 이미 떠났네
아버지 신던 짚신 곁에 새 신 한 켤레 놓고
돌아오면 늦었다 하실까 문밖만 바라보네
이번에는 보기의 관점이 달랐다.
- ① 강을 건너 떠난 아들이 아버지를 기다린다.
- ② 집에 남은 자식이 떠난 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린다.
- ③ 길손이 강가의 버들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학생은 ‘아버지 신던 짚신’과 ‘문밖만 바라보네’에 밑줄을 긋고, ‘새 신 한 켤레’ 옆에는 “돌아올 사람을 위해 준비함”이라고 썼다. 처음 지문의 답이나 선택지를 참고하지 않고 ②를 골랐으며, “화자는 집에 남아 있고 아버지는 떠난 인물이다. 짚신을 곁에 둔 행동과 문밖을 보는 행동이 화자의 위치를 알려 준다”고 근거를 말했다.
힌트 없이 남은 한 구절로 확인하기
마지막 검증에서는 표시나 보기 없이 다음 두 행만 읽게 했다.
낙엽 진 뜰을 쓸며 먼 산길 바라보니
어머니 오실 때가 해마다 늦어지는구나
학생은 “화자는 산길을 바라보는 집 안의 사람이며, 어머니를 기다리는 자식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오실 때가 늦어진다”는 말만으로 어머니가 반드시 죽었다고 단정하지 않고, 작품에 드러난 범위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화자’라고 설명했다. 한 장면의 분위기를 화자의 신분으로 확대하지 않고, 화자가 말한 행동과 그 앞뒤 단서를 연결해 판단한 것이다. 이것이 시적 화자를 작품 안에서 확인하는 최종 기준이다.